눈사람의 방문
한밤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K는 그게 누구인지 안다.
눈사람이 또 온 것이다. 그는 눈 내리는 밤이면 K를 방문한다.
그리고 이상한 질문을 한다. 두가지 질문을 그는 하는 법이 없다.
꼭 한가지만 묻는다.
그게 그의 예의인 듯하다. 그러면 K도 짧게 한마디로 대답한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오늘도 심야의 대화는 이러했다.
— 왜 나는 팔이 없나요?
— 저도 팔이 왜 있는지 아직 모르고 있답니다.
작가세계 1997년 봄호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