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와 경당이란?
(1) 소도, 관경, 책화
▲ 이형모 발행인
‘원동중’이 편찬한 ‘삼성기전 하편’에 배달의 나라를 설명하기를,
“구환(九桓)이 모두 삼신(本體가 하나이신 三神)을 한 뿌리의 조상으로 삼고 소도(蘇塗)를 관리하고, 관경(管境)을 통치하며, 책화(責禍)를 규율하는 것 등을 여러 무리와 더불어 의논하여 화백(和白)을 이루었다. 아울러 지혜와 삶을 나란히 닦으면서 온전함을 이루었다. 이 때 이후로 구환은 모조리 삼한(三韓)에 통솔되고 나라 안에 천제의 아들은 ‘단군’이라 불렀다.”
여기서 ‘소도’는 교육이고, ‘관경’은 삼한의 행정과 국방이며, ‘책화’는 사법을 말한다. 국가경영체계를 운영하는 방식은 부족의 지도자들이 모여 민주적으로 논의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화백으로 시행했다. ‘화백회의’를 단순히 ‘만장일치’로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다수의견이 소수의견을 강박하는 ‘다수결’이 아니고, 자유로운 토론과정으로 소수파가 다수의견에 공감하도록 설득하는 ‘공감정치’ 제도인 것이다.
구려(九黎)란 단군조선의 여러 민족을 총칭하는 오래된 명칭이다. 그 이전에는 구환(九桓)이라 하여 ‘배달의 나라’의 여러 민족을 총칭하였다.
(2) ‘소도’는 국민교육센터
고려 말 ‘이암’이 편찬한 ‘단군세기’에서 소도에 관한 기록은 11세 도해단군, 13세 흘달단군, 24세 연나단군, 25세 솔나단군 등 네 단군님의 치세에 기록되어 있다. 도해단군 때에 전국의 열 두곳 명산에 국선소도(國仙蘇塗)를 설치하여 제사를 드렸고, 흘달단군과 연나단군 때에도 소도를 증설하고 제천(祭天)하였다. 솔나단군 때에는 단군께서 상소도(上蘇塗)에서 옛 예절을 강론하셨다.
‘소도’는 하늘에 제사하여 백성의 뜻을 하나로 정하는 곳이고, 백성에게 하늘님과 조상숭배, 그리고 단군임금의 통치이념인 ‘홍익인간’을 포함한 정체성을 가르치는 교육센터이다. 삼한관경 넓은 강역 여러 곳에 교육기관을 두어 백성을 교육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3) ‘소도’의 교육내용
조선 중종 때에 찬수관 ‘이맥’이 편찬한 ‘태백일사’ 8권 중에 제5권 ‘소도경전본훈’에는 고대 교육의 핵심내용이 망라되어 있다. 신시(배달의나라)로부터 나온 ‘대원일’, 복희의 환역, 자부선생의 ‘오행’을 비롯하여 ‘천부경’과 ‘삼일신고’, 신지비사, ‘가림토’등 환민족의 고대문자, ‘어아가’를 비롯한 고대음악과 제사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여로 나라 이름을 바꾼 구물단군의 ‘구서’, ‘삼육대례’의 절하는 법과 의미, 고구려 때의 을파소 선생의 ‘참전계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삼신일체(三神一體)의 도를 일깨우고 있다.
(4) 경당의 6가지 교육과목
‘태백일사’ 제1권 ‘삼신오제본기’에 소도와 경당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
“소도(蘇塗)의 제천(祭天)은 곧 구려(九黎)를 교화하는 근원이 되었다. 이로부터 화를 당하여 함께 힘쓰고 이웃을 위하며,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서로 도우니, 문명은 나라를 이루고 개화 평등하여 온 세상에 제사의 예를 숭상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소도가 서면 언제나 계(戒)가 있나니 바로 충(忠), 효(孝), 신(信), 용(勇), 인(仁)의 오상(五常)의 길이니라.”
“소도의 곁에 반드시 경당(扃堂)을 세우고 결혼하지 않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사물을 익히고 연마하게 하였다. 대체로 글을 읽고(讀書), 활을 쏘며(習射), 말을 타고(馳馬), 예절을 익히고(禮節), 노래와 음악을 배우며(歌樂), 격투기(拳搏)와 검술 등의 여섯 가지 기예(六藝)를 말한다.”
“소도를 많이 세우고 천지화( 天指花)를 심었다. 미혼자제들로 하여금 독서와 활 쏘는 것을 익히게 하였는데 이들을 국자랑(國子郞)이라 불렀다. 국자랑은 외출할 때 머리에 천지화를 꽂았으므로 사람들이 천지화랑이라고도 불렀다.”
경당은 청소년 교육기관이다. 6가지 과목을 살펴보자. ‘독서’는 인문, 역사, 과학, 기술을 망라한 글을 읽고 쓰는 과목이다. ‘활쏘기’는 다만 무술일 뿐만 아니라 정신수양이다. ‘말 타기’는 집단체육이고 군사 기동훈련을 겸한다.
‘예절’은 자신의 뿌리인 ‘하늘과 조상’에 제사하는 것을 가르치고, 함께 사는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규범을 포함한다.
(5) 천지화랑, 조의선인, 화랑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노래와 음악’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쳤다. ‘어아가’는 기록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노래로, 단군조선 2세 부루단군께서 BC 2240년에 작사 작곡하신 것이다. ‘격투기와 검술’은 전사로서의 훈련이고 지도자 훈련의 필수 요소이다.
다만 고전과 학문을 읽고 외우는 것이 아니고 문무를 함께 익힌다. 다만 훌륭한 전사가 되기 전에 ‘예절’을 배우고 ‘노래와 음악’을 익히는 전인교육이다. 단군조선 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은 ‘경당’에서 미혼자제들을 모아 교육하고 미래세대를 이끌 지도자들을 육성했다.
단군조선의 국자랑(천지화랑) 육영 전통은 고구려의 ‘조의선인’으로, 신라의 ‘화랑’으로 계승되었다. 오늘날 우리들도 조상의 제도를 본받아 자녀 교육의 내용을 ‘경당의 6과목’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조상과 공동체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자기 인격의 정체성이 확실해지고, ‘자기 주도적 삶’을 지향하여 빌붙지 않으며, 문무겸전으로 실천적이고 비굴하지 않으며, 돈벌이만 중시하는 탐욕의 전사이기 전에, 하늘님과 공동체 구성원들 앞에 정직하고 떳떳하여 사람의 도리를 다 하게 될 것이다.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