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언어 가운데 그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언어는 중국어다. 중국어는 8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용한다. 국제적인 공용어가 된 영어는 사용 인구가 4억 3천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세 번째로 큰 언어인 스페인어는 유럽의 본토를 포함하여 중남미 전역에 걸쳐 약 2억 3천여만 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이 뒤를 이어 인도 지역의 힌디어와 중동의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각각 2억에 가깝다. 이러한 통계를 놓고 보면 세계의 5대 언어가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힌디어, 아랍어임을 알 수 있다. 전 세계의 인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이 다섯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다.
세계의 5대 언어에 뒤이어, 포르투갈어, 벵골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각각 1억 6천여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들 언어보다 규모가 조금 작은 일본어와 독일어가 뒤를 따르고 있는데, 각각 1억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한다.
언어 순위 13위인 우리말의 위상
한국어는 약 7,700만 명 정도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언어 가운데 이탈리아어와 비슷한 수준이고, 13위 정도에 해당한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 민족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집단적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그리고 미국, 캐나다 등지는 물론이고,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의 각 지역에 흩어져 있다. 이들은 모두 스스로 한국어와 한글을 교육하고 한국 민족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어의 위상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한국은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한국어는 결코 작은 언어가 아니다. 근래에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 교육이 성행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한류’라는 이름으로 규정할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중요 대학들은 대부분 한국어 강좌를 외국어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캐나다, 영국 등지의 몇몇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어 교육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서유럽 지역은 한국어 교육이 그리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지만 동구권의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지에서는 한국어가 인기 있는 외국어로 손꼽힌다. 동남아 지역의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인도는 물론 최근에서는 아프리카 지역의 이집트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시작되고 있다. 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의 상파울루 대학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한 바 있다. 세계 각 지역에서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쏟는 대학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비록 국제적인 공용어는 아니지만 한국어가 세계어의 하나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능해진 것은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어 국가적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라 말과 글,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지배한다
그러나 한국어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대내적으로는 민족의 분단 상황이 지속되면서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어와 일본어 같은 큰 언어 지역과 인접해 있고, 사회문화적으로 영어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세계화의 물결이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궁벽한 한국어를 버리고 영어를 쓰자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어와 한글 대신에 영어를 쓰기로 한다면, 계층별 문화 지체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한국인들은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한국어와 한글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왔고, 그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고 있다. 한국인들의 생각과 행동은 모두 한국어와 한글의 구조와 성격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말과 글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 힘은 사람의 삶 속에서 잉태되어 오랜 세월을 두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한국어와 한글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2008-10-13 권영민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인터넷상 콘텐츠는 어떤 언어로 되어 있을까?
인터넷 세상에는 다양한 언어들이 혼재되어 있는데요. 그렇다면 세상의 웹사이트는 어떤 언어들로 만들어져 있을까요? 사이트 W3Techs.com가 2011년 12월에 공개한 통계에 의하면, 세계 웹사이트의 57%가 영어로 제작되어 있다고 하네요.